안전 목표, 사고만 줄이면 될까?
- sam40004

-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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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만 투자하면 의미 있는 안전 목표를 세우는 방법을 알 수 있어요! ✔ 재해율 지표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안전 성과의 한계를 확인해 보세요. ✔ 안전 성과를 세 가지 축으로 구분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관해 알아 보세요. ✔ 안전하게 일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조직이 되기 위한 3단계를 알아보세요.
“올해 사고 몇 건이었지?”
“작년보다 줄었나?”
“내년엔 더 줄일 수 있을까?”
안전 목표를 수립하는 회의라면 자주 들어볼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당연한 질문 같지만,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사고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재해율은 줄었지만, 진짜로 안전해졌는가?
많은 기업이 TRIR(Total Recordable Incident Rate, 총 재해율)을 안전 성과의 대표 지표로 사용합니다. 이 지표는 경미한 사고가 줄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고, 관리하기도 간편합니다. 그리고 안전 관리의 성과를 외부에 한눈에 보여주기에도 좋습니다.
조금은 극단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렇게 한번 생각해 봅시다. 만약 재해율을 줄이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려서라도 재해율만 줄이면 되지 않을까요? 사고에 대해 보고할 때 불이익을 주는 방법은 어떨까요? 보고되지 않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은 사고나 마찬가지이니, 무재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굉장히 쉬워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흔히 사고가 줄어들면 안전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 예시에서와 같이 사고가 줄어든다고 반드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를 줄이는 데에는 감시와 처벌, 묵인과 같이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먼,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줄어드는 것은 안전한 문화와 환경의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지, 그 자체로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사고를 줄이고 사고에 대응하는 원리를 터득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작동시키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해 나갈 때 당연하게도 사고는 줄어들게 됩니다.
글로벌 트렌드 : 사고 이후가 아니라, 사고 이전을 관리하라
미국 안전 전문가 협회(ASSP)는 ANSI/ASSP Z16.1(2022) 표준을 통해 안전 성과를 세 가지 축으로 구분했습니다.

후행지표(Lagging Indicators) : 사고 건수, 손실일수, 부상률 등 결과 중심 지표로, 이미 발생한 사건을 기록합니다.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s) : 교육 이행률, 위험 식별 활동, 개선 제안, 관리자 순회 등 행동 중심 지표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과정을 보여줍니다.
임팩트 지표(Impact Indicators) : 안전 활동이 조직의 경영 성과에 미친 영향입니다. 예를 들어 생산성 향상, 품질 불량률 감소, 직원 이직률 감소, 조직 몰입도 향상, ESG 평가 점수 개선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사고율과 같은 후행지표는 이미 발생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지만, 그 원인과 흐름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반면 선행지표는 사고를 예방하는 행동과 문화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나아가 임팩트 지표는 그 변화가 실제로 경영 성과와 연결되는지까지를 보여줍니다.
만약 후행지표만 관리한다면, 마치 랜덤박스를 열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불안한 마음으로 사고 통계를 지켜보는 것과 같습니다. 사고가 날지, 무사히 넘어갈지 매번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 박스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어떤 징후가 보일 때 사고로 이어지는지를 미리 이해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우리는 그때부터 사고의 결과를 기다리는 조직이 아니라, 사고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조직이 될 수 있습니다.
후행지표와 선행지표, 임팩트 지표를 함께 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사고 건수뿐만 아니라 사고 이전의 변화와 활동, 그리고 그것이 조직 전체에 미친 긍정적 효과를 함께 관찰할 때,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측–개입–학습: 사고를 줄이는 원리의 세 단계
위에서 살펴본 Z16.1의 핵심은 사고율 관리가 아니라 학습 시스템 구축입니다. 사고와 위험으로부터 학습하는 시스템은 세 가지 단계로 작동합니다.
예측(Predict): 사고의 징후를 포착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예측 단계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나타나는 위험 신호를 미리 발견하고 기록하는 과정입니다. 반복되는 아차사고, 설비 이상음, 작업 절차 미준수와 같은 사소한 징후가 모두 신호가 됩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찰과 코칭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성원의 제보나 위험 알림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시각화해 사고와 안전으로 이어지는 패턴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개입(Intervene): 즉시 대응해 위험의 고리를 끊기
개입 단계는 발견된 위험 신호에 빠르고 구체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입니다. 작업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작업을 멈추거나, 임시 조치를 취하거나, 작업 계획을 수정하는 것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대응한 내용은 간단히 기록하여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개입 단계의 핵심은 누구의 잘못인지에 관해 책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빠른 조치로 위험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학습(Learn): 경험을 지식으로 바꾸고 문화로 정착시키기
학습 단계는 예방과 대응의 경험을 조직의 지식과 문화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현장에서의 위험신호, 개선 사례, 아차사고 경험을 사례 형식으로 정리하고 회의 또는 교육 자료에 반영합니다. 중요한 것은 문서화 작업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경험을 통해 학습하며 현장에서의 행동이 실질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측–개입–학습의 단계를 반복하다 보면, 조직은 사고를 줄이는 원리를 내재화할 수 있습니다. 재해율은 이 과정의 결과를 확인하는 하나의 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의 결과였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예측과 개입 단계에서 일어난 활동들 또한 지표로 관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사고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해율보다 중요한 질문
사고를 줄이는 것 그 자체가 아니라, 안전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 건의 사고가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위험요인을 자발적으로 발견해 보고하는 횟수가 늘고 있는가?
아차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성원들이 두려움 없이 이를 공유하고 있는가?
사고 발생 후 ‘누가 잘못했나’보다 ‘무엇이 문제였나’를 먼저 묻고 있는가?
작업 전 TBM에서 “오늘 위험요인은 뭐가 있지?”라는 대화가 자연스러운가?
안전 관련 회의에서 구성원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참여하는 분위기가 있는가?
관리자들은 현장에서 안전 관련 대화를 자주 나누고 있는가?
관리자와 작업자가 함께 위험을 점검하는 시간이 확보되고 있는가?
안전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직원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가?
현장의 위험 개선 요청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적절하게 처리되고 있는가?
안전 개선 아이디어가 실행된 후, 그 결과를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있는가?
이런 행동이 늘어나는 것은 조직이 스스로 사고를 줄이는 원리를 내재화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안전 목표는 이러한 질문들을 바탕으로 안전한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고 있는지를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고율을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안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건강을 지키는 일이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듯, 안전도 “사고를 내지 말아야지”라는 의지만으로는 달성되지 않습니다. 대신 “일주일에 두 번은 운동을 해야지”라는 구체적인 행동 목표를 세우는 것처럼, 조직도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행동과 습관을 체계적으로 만드는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운동의 결과로 건강이 뒤따르듯, 사고를 줄이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안전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우리 조직은 사고에 대응할 뿐인가, 아니면 사고를 줄이는 원리를 터득하고 있는가?
이 질문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던져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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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와 작업자 간의 안전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상황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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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을 조기에 인식하고 개입한 사례 중, 조직 전체가 학습할 수 있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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