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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행동이란 무엇일까 시리즈 Ⅱ] 다 알면서도, 왜 행동은 따라오지 않을까

작성자 사진: 이세인
이세인
10분 전
4분 분량

✒️ 안전교육을 마친 사람들은 안전하게 일하겠다고 진심으로 답합니다. 그런데 현장의 행동은 절반쯤만 따라갑니다. 이 글은 아는 것과 하는 것 사이에 놓인 거리, 곧 의도와 행동의 간극이 어디에서 생기고 무엇으로 좁혀지는지 살펴봅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교육 이수율은 100%인데 현장이 그대로여서 고민인 안전교육 담당자

  • "알겠습니다"라는 대답 뒤에 행동이 따라오지 않아 답답한 관리감독자

  • 캠페인과 안전 서약 이후가 늘 흐지부지되는 이유를 알고 싶은 경영진



1930년, 어느 사회학자의 긴 여행


1930년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젊은 사회학자 리처드 라피에르(Richard LaPiere)가 중국인 유학생 부부와 함께 자동차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중국인을 향한 배척 정서가 노골적이던 시절이었습니다. 세 사람은 2년 동안 미국 곳곳의 호텔과 식당 251곳을 함께 다녔고, 라피에르는 업소마다 이 부부가 어떤 대접을 받는지 조용히 기록했습니다. 과연 몇 곳에서 문전박대를 당했을까요?


이들 부부는 과연 몇 곳에서 문전박대를 당했을까요?


답은 단 한 곳이었습니다. 나머지 250곳은 부부를 손님으로 맞았습니다.

1930년대 미국 호텔 입구에서 직원이 중국인 유학생 부부를 실제로는 반갑게 맞이하는 장면과, 뒤이어 사무실에서 같은 업소 관계자가 중국인을 손님으로 받지 않겠다는 설문 응답에 표시하는 장면을 대비해 보여주는 이미지. 리처드 라피에르(Richard LaPiere)의 연구처럼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여행이 끝나고 여섯 달 뒤, 라피에르는 방문했던 251곳에 설문지를 보냈습니다.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귀 업소는 중국인을 손님으로 받으시겠습니까." 응답한 128곳 가운데 92%가 받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받겠다고 답한 곳은 단 한 곳뿐이었습니다. 행동으로는 250곳이 문을 열었는데, 말로는 거의 모두가 문을 닫은 것입니다.



말과 행동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1934년 「태도 대 행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어, 사회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고 가장 많이 논쟁된 논문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남긴 교훈은 간명합니다. 사람이 말하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방향을 뒤집으면 우리 현장의 오래된 장면이 됩니다. 라피에르의 업소 주인들은 안 하겠다고 말하고서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반대의 일이 더 흔합니다. 하겠다고 말하고서 하지 않습니다. 교육장에서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약서에는 빠짐없이 서명이 들어가는데, 며칠 뒤 작업장의 행동은 익숙한 자리로 돌아가 있습니다. 말과 행동의 거리는 이렇게 양쪽 방향으로 모두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 거리는 진심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육장의 끄덕임도, 서약서의 서명도 대부분 진심입니다. 문제는 진심과 행동 사이에 무엇이 놓여 있는가입니다.



의도는 어디까지 데려다줄까요


이 거리를 가장 오래 붙들고 연구해 온 이론이 있습니다. 심리학자 아이섹 아젠(Icek Ajzen)이 다듬어 1991년 발표한 계획행동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행동의 바로 앞자리에 의도를 놓고, 의도를 만드는 세 가지 재료를 짚습니다. 그 행동이 이롭고 옳다는 태도, 주위 사람들이 그 행동을 기대한다는 주관적 규범, 그리고 내가 해낼 수 있다는 지각된 행동통제입니다. 보호구 착용으로 옮겨 보면 이렇습니다. 안전대가 나를 지켜준다고 믿고(태도), 우리 반은 다들 착용한다고 여기며(규범), 걸이 지점이 어디인지 알고 손에 익었을 때(통제), 착용하겠다는 의도가 단단해집니다.


보호구 착용으로 옮겨 보면 이렇습니다. 안전대가 나를 지켜준다고 믿고(태도), 우리 반은 다들 착용한다고 여기며(규범), 걸이 지점이 어디인지 알고 손에 익었을 때(통제), 착용하겠다는 의도가 확실해집니다.

고소작업을 하려는 작업자가 안전대를 착용하려는 의도는 있지만, 멀리 있는 장비와 부족한 걸이 지점, 시간 압박과 불편한 작업 조건 때문에 실제 행동으로 바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미지. 안전행동에서 의도와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 즉 intention-behavior gap을 시각화한 장면이다.

💡 계획행동이론(Theory of Planned Behavior) : 아이섹 아젠이 1991년 정리한 행동 예측 이론입니다. 행동의 직전 단계에 의도를 두고, 의도는 행동에 대한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통제라는 세 가지가 만든다고 봅니다. 이 가운데 지각된 행동통제는 의도를 거치지 않고 행동에 직접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면, 하려는 마음이 있어도 행동이 나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의도까지 갖춰져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습니다. 심리학자 파스칼 시런(Paschal Sheeran)은 2002년, 그동안 쌓인 메타분석 열 편, 연구로는 422편을 다시 종합했습니다. 의도와 행동의 상관은 분명히 컸습니다. 하지만 의도가 설명하는 행동의 몫은 28%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72%는 의도 바깥에서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쓰라린 개인 경험과 메타분석은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려던 일을 언제나 하지는 않는다."(Sheeran & Webb, 2016, 『Social and Personality Psychology Compass』)


심리학자 파스칼 시런(Paschal Sheeran)은 2002년, 그동안 쌓인 메타분석 열 편, 연구로는 422편을 다시 종합했습니다. 의도와 행동의 상관은 분명히 컸습니다. 하지만 의도가 설명하는 행동의 몫은 28%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72%는 의도 바깥에서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쓰라린 개인 경험과 메타분석은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려던 일을 언제나 하지는 않는다."(Sheeran & Webb, 2016, 『Social and Personality Psychology Compass』)



간극의 주인공은 '하려다 못 한 사람들'입니다


시런과 동료들은 이 간극을 넷으로 쪼개 들여다봤습니다. 하려 했고 한 사람, 하려 했지만 못 한 사람, 안 하려 했고 안 한 사람, 안 하려 했는데 한 사람입니다. 건강 행동 연구들을 모아 보니 간극을 만든 주인공은 분명했습니다. '하려 했지만 못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긍정적 의도를 가진 사람의 절반 가까이(중앙값 47%)가 행동에 이르지 못한 반면, 의도가 없던 사람이 행동으로 넘어간 경우는 7%에 그쳤습니다.


건강 행동 연구들을 모아 보니 간극을 만든 주인공은 분명했습니다. '하려 했지만 못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긍정적 의도를 가진 사람의 절반 가까이(중앙값 47%)가 행동에 이르지 못한 반면, 의도가 없던 사람이 행동으로 넘어간 경우는 7%에 그쳤습니다.


💡 의도한 불이행자(Inclined Abstainers) : 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도 행동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오벨과 시런의 1998년 연구와 시런의 2002년 종합에서, 의도-행동 간극의 대부분이 이들에게서 비롯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들의 두드러진 특징 하나가 낮은 지각된 행동통제였습니다. 의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의도를 실행으로 옮길 조건이 부족해서 생기는 간극입니다.


이 발견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안전행동이 나오지 않을 때 우리가 흔히 내리는 진단은 "의지가 부족하다"입니다. 자료는 반대를 가리킵니다. 의도는 이미 있습니다. 없는 것은 의도를 행동으로 건너가게 하는 다리입니다. 방법이 손에 익지 않았거나, 장비가 멀리 있거나, 주어진 시간이 그 행동을 허락하지 않는 조건 말입니다. 의지를 다그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정작 살펴야 할 조건은 시야에서 밀려납니다.


의도는 있습니다. 없는 것은 의도를 행동으로 건너가게 하는 다리입니다. 방법이 손에 익지 않았거나, 장비가 멀리 있거나, 주어진 시간이 그 행동을 허락하지 않는 그러한 현장의 조건 말입니다.


그렇기에 의지를 다그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정작 살펴야 할 조건은 시야에서 밀려납니다.



교육의 끝이 아니라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교육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은 태도를 바꾸고 의도를 세우는 데 강한 도구입니다. 다만 의도에서 행동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은 교육장이 아니라 작업 조건 안에 있습니다. 안전모 턱끈을 조이겠다는 마음은 교육장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마음이 매일 아침 행동이 되려면 거울이 있는 자리, 서로 확인해 주는 동료, 조일 시간을 허락하는 작업 일정이 필요합니다. 의도를 만든 다음에는, 의도가 건너올 길을 닦는 일이 남는 것입니다.


안전모 턱끈을 조이겠다는 마음은 교육장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마음이 매일 아침 행동이 되려면 거울이 있는 자리, 서로 확인해 주는 동료, 조일 시간을 허락하는 작업 일정이 필요합니다.


의도를 만든 다음에는, 의도가 건너올 길을 닦는 일이 남는 것입니다.

작업자와 관리자가 현장에서 안전행동을 방해하는 요소를 함께 점검하고, 안전대 보관 위치, 걸이 지점, 공구 배치, 작업 동선 같은 조건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미지. 안전교육으로 만든 의도를 실제 안전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의지가 아니라 작업 조건과 실행 환경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표현한다.

앎과 다짐은 사람을 의도까지 데려다줍니다. 의도에서 행동까지의 마지막 거리는 의지가 아니라 조건이 좁힙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하시겠습니까" 대신 "무엇이 방해가 됩니까"를 물어보십시오. 하려다 못 하게 만드는 장벽을 세 가지씩 적어 내게 하고, 그중 하나를 그 주 안에 치우는 것입니다. 장벽이 하나 사라질 때마다, 이미 마음속에 있던 의도가 행동으로 건너올 길이 하나씩 열립니다.


의도를 행동으로 옮기는 변화를 조직 차원에서 설계하고 싶으시다면, 세이프티온솔루션의 행동변화 프로그램 SAFETY DRIVE가 그 길을 함께 놓아드립니다.


〔SAFER Coach 세인이와 함께 생각해 보기〕

  • 우리 조직은 안전행동이 나오지 않을 때 의지의 문제로 진단하나요, 조건의 문제로 진단하나요?

  • 최근 교육에서 구성원들이 하겠다고 답한 행동 가운데, 실제 현장에서 확인된 것은 얼마나 되나요?

  • 우리 현장의 '하려다 못 한 사람들'은 무엇에 막혀 있을까요? 그들에게 직접 물어본 적이 있나요?

  • 보호구와 공구, 절차서는 쓰겠다는 마음이 든 바로 그 자리에서 손에 닿나요?

  • "알겠습니다"라는 대답을 들었을 때, 우리는 무엇까지 확인하고 돌아서나요?


〔참고문헌〕

  • Ajzen, I. (1991). The theory of planned behavior.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50(2), 179–211.

  • LaPiere, R. T. (1934). Attitudes vs. actions. Social Forces, 13(2), 230–237.

  • Orbell, S., & Sheeran, P. (1998). 'Inclined abstainers': A problem for predicting health-related behaviour. British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37(2), 151–165.

  • Sheeran, P. (2002). Intention–behavior relations: A conceptual and empirical review. European Review of Social Psychology, 12(1), 1–36.

  • Sheeran, P., & Webb, T. L. (2016). The intention–behavior gap. Social and Personality Psychology Compass, 10(9), 50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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