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세이프티온솔루션 회사 로고.png

[위험이 뭘까 시리즈 ⅩⅢ] 미소 뒤에 숨은 위험

작성자 사진: 이세인
이세인
8월 28일
3분 분량

✒️ 산업안전에서 위험이라고 하면 보통 떨어지고, 끼이고, 부딪히는 위험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눈에 보이는 상처를 남기지 않는 위험, 감정노동이라는 직업적 위험을 한 승무원 연구에서부터 살펴봅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고객 응대나 돌봄처럼 사람을 상대하는 일의 부담을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이신 분

  • 산업안전을 물리적 사고 너머로 넓혀 생각해보고 싶으신 분

  • "마음의 소진"도 안전의 문제일 수 있다고 느끼셨던 분


1983년, 승무원의 미소를 들여다본 연구


1983년, 사회학자 앨리 혹실드(Arlie Hochschild)는 한 항공사의 승무원들을 가까이에서 연구했습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승무원의 미소였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짓고 있는 승무원들의 마음을 살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승무원들은 지금 현재 기분이 어떻든 어떤 손님을 만나든 늘 웃고 친절하도록 훈련받았습니다.


항공 승무원이 무표정한 얼굴 앞에 웃는 표정의 투명한 가면을 들고 있는 모습. 고객에게 친절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감정노동과 실제 감정 사이의 차이, 그리고 감정노동이 만드는 직업적 위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연구를 하면서 훅실드가 승무원들에게 들은 말은그 미소가 자기 얼굴 위에 있긴 하지만 자기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퇴근한 뒤에도 일하며 끌어올린 인위적인 들뜬 기분에서 한참 동안 내려오지 못했습니다. 분노나 피로를 속으로 누르고 겉으로는 미소를 지어내는 일, 그 일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따랐습니다.


혹실드는 이렇게 자기 감정을 직무에 맞춰 관리하는 것을 '감정노동'이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찾아오는 소진과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멀어짐을, 분명한 '직업적 위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마음을 쓰는 노동, 마음에 남는 비용


감정노동은 자기 감정을 직무가 요구하는 모습에 맞춰 관리하는 일입니다. 속마음은 그대로 둔 채 겉표정만 바꾸기도 하고, 아예 속마음까지 바꾸려 애쓰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느끼는 것과 보여주어야 하는 것 사이의 간격을 메우느라 힘이 듭니다.


그 대가는 베인 상처나 부러진 뼈가 아닙니다. 사람을 끝없이 응대하다 지쳐버리고, 어느 순간 자기 감정이 무엇이었는지조차 흐릿해지는 것입니다.


고객에게 미소 지으며 응대하는 승무원의 겉모습 뒤로 피로와 긴장, 스트레스와 소진이 쌓여 있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직무가 요구하는 감정 표현과 실제 감정의 차이가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감정노동의 심리적 부담과 직업적 위험을 보여준다.
💡 감정노동(Emotional Labor) : 직무가 요구하는 표정과 태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자기 감정을 관리하는 노동. 1983년 혹실드가 항공 승무원 연구에서 정리한 개념으로, 콜센터 상담원, 판매직, 돌봄종사자, 민원 담당자처럼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일에서 폭넓게 나타납니다.

이 위험은 왜 보이지 않을까요


감정노동의 위험이 오래 방치되어 온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베인 상처는 눈에 보이고, 골절은 진단서에 쓰여집니다. 그러나 소진된 마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산업재해 통계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위험성평가표를 펼쳐 봐도 그 위험이 들어갈 칸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선 XI편에서 우리는 상상의 목록에 없는 위험은 평가표에 칸조차 생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감정노동의 위험이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 됩니다.


여기에 오랜 통념이 더해집니다. 위험이란 으레 몸에 닥치는 물리적인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감정은 각자가 알아서 다스려야 하는 개인의 몫이라는 생각입니다. 이 두 통념이 겹치면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의 부담은 위험이 아니라 그저 '원래 힘든 일'로 여겨져 왔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위험은 위험입니다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마음의 소진과 트라우마도 분명한 직업적 위험입니다.


우리나라도 이 사실을 제도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2018년부터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이른바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고객의 폭언 등으로부터 고객응대근로자를 보호하도록 사업주에게 의무를 지웁니다.


폭언이 일어났을 때 업무를 잠시 멈추거나 다른 업무로 돌리고, 치료와 상담을 지원하며, 보호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 역시 산업재해로 인정됩니다. 몸에 난 상처만이 아니라, 마음에 쌓인 부담도 일터가 책임져야 할 위험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다만 일하면서 겪는 모든 스트레스가 곧바로 산업재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겪는 일상적인 긴장과, 직무의 구조가 만들어낸 소진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 예민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가 사람을 소진시키고 있지는 않은지를 보는 것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우리가 관리하는 위험에 '마음'을 다치게 하는 위험이 들어갈 자리가 있습니까? 고객을 응대하고, 사람을 돌보고, 민원을 받아내는 일에서 생기는 감정의 부담을, 우리는 위험으로 보고 있습니까? 폭언이나 악성 민원에 노출된 사람을 실제로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까?


산업안전 위험성평가에서 낙하, 끼임, 화학물질, 소음 같은 물리적 위험과 함께 감정노동에 따른 감정적·심리적 부담을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추가하는 모습. 산업안전의 범위를 신체적 사고뿐 아니라 고객응대근로자의 정신적·심리적 위험까지 확장하는 과정을 표현한 이미지.

여기서 한 가지 더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의 어려움을 두고, 우리는 흔히 '친절 교육'으로 답하곤 합니다. 그러나 더 친절하라는 요구는 때로 감정노동의 부담을 덜어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얹습니다.


필요한 것은 더 잘 웃는 법이 아니라, 그 웃음 뒤의 소진을 함께 돌보는 일입니다. 위험이 미소 뒤에, 흔적도 없이 천천히 쌓여 가기에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안전의 영역으로 들이는 것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터를 지키는 길입니다.


우리 조직의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함께 들여다보고 싶으시다면, 세이프티온솔루션이 그 과정을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SAFER Coach 세인이와 함께 생각해 보기〕

  • 우리 위험성평가표에는 물리적 위험만 담겨 있나요, 아니면 감정노동 같은 마음의 위험도 들어 있나요?

  • 우리 조직에서 고객·민원·돌봄을 직접 감당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그들의 소진을 우리는 위험으로 보고 있나요?

  • 폭언이나 악성 민원이 발생했을 때, 그 사람을 보호하는 절차가 실제로 작동하나요, 아니면 "참고 넘기라"는 분위기인가요?

  • 우리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의 어려움에 '친절 교육'으로 답하고 있나요, 아니면 그 부담 자체를 줄이려 하고 있나요?

  • 마음의 소진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예민하다"고 보나요, 아니면 일하는 방식을 돌아볼 신호로 보나요?


〔참고문헌〕

  • Hochschild, A. R. (1983). The Managed Heart: Commercialization of Human Feeling*.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 Grandey, A. A. (2003). When "the show must go on": Surface acting and deep acting as determinants of emotional exhaustion and peer-rated service delivery.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46(1), 86–96.

  •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등). 2018년 시행.

 
 
 

댓글


세이프티온솔루션 회사 로고2.png

문의전화

031-781-8801

EMAIL : contact@safetyons.com

FAX : 0503-8379-4021

사업자등록번호 : 199-81-02200 대표자 : 이종현

주소 : (본사) 경기도 군포시 군포로 713-1, 1005호(금정동, 진원타워)
            (안양)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엘에스로116번길 25-32, 607호

                         (호계동, 안양 SK V1 center)

  • Instagram
  • 네이버 블로그
  • LinkedIn

© SafetyON Solution Co., Inc. 2021

문의하기_플로팅_버튼7.p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