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F 예방을 위한 관점의 전환 (4) : 신호의 언어로 말하는 리더
- sam400049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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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SIF 예방의 관점에서 리더의 일관된 반응, 체감되는 리더십, 그리고 질문의 방식이 심리적 안전감을 만들고, 보이지 않던 치명적 위험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과정을 살펴봅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안전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 위험에 대한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아 고민하시는 분
중대재해 예방을 제도나 시스템이 아닌 리더십의 관점에서 점검해 보고 싶은 분
현장에 나가도 무엇을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막막한 관리자·리더

평온한 연못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지면, 파동은 눈에 띄지 않게 시작되지만 결국 연못 끝까지 퍼져 나갑니다. 조직도 다르지 않습니다. 리더가 던진 질문 하나, 회의 중의 짧은 반응, 일정 압박 앞에서 내린 작은 결정은 모두 하나의 신호가 되어 현장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중대재해와 사망사고, 즉 SIF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신호들이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SIF 예방에서 리더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조직 전체에 안전의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의 발신자입니다.
💡SIF(Serious Injury & Fatality) : 생명을 위협하거나 삶을 변화시키는 업무 관련 손상 또는 질병 출처 : Campbell Institute, NSC
리더의 일관된 신호는 SIF를 예방하는 파급효과를 만든다
Du가 2024년에 발표한 “Leadership Ripple Effects(리더십의 파급효과)”는 리더의 사소해 보이는 행동이 어떻게 조직 전반으로 파급되는지를 분석합니다. 이 연구에서 Du는 리더십의 영향력이 지시나 제도를 통해 전달되기보다, 리더의 반복되는 반응과 태도를 통해 파동처럼 확산된다고 설명합니다.
리더가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판단과 태도를 반복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면 구성원에게는 예측 가능성이 생깁니다. 이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는지, 압박이 와도 어디까지는 양보하지 않는지를 점점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예측 가능성은 리더의 의도를 해석하느라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만듭니다.
만약 위험을 언급했을 때 즉각적인 질책이나 책임 추궁이 아니라, 먼저 상황을 이해하려는 반응이 계속되면 구성원은 하나의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말해도 괜찮다’는 확신, 즉 심리적 안전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 중요한 것은, 높은 심리적 안전감이란 단 한 번의 긍정적 경험으로 생기지 않고 작은 반응들이 누적되면서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 자신의 의견, 질문, 걱정 또는 실수를 솔직하게 밝혀도 보복이나 무시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구성원 간의 공유된 믿음 (Amy Edmondson)
심리적 안전감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던 위험에 대한 정보를 위로 끌어 올립니다. 불편함, 이상 신호, 통제되지 않은 위험이 더 이상 개인의 머릿속에만 남아 있지 않고, 조직이 다룰 수 있는 정보로 전환됩니다. SIF 예방의 핵심은 이런 위험들이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조직의 의사결정 테이블 위로 올라오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일관된 신호로 심리적 안전감을 만드는 방법
구성원이 위험을 말했을 때의 첫 반응은 반드시 경청하기
: 내용의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먼저 듣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반복해야 합니다.
일정 압박 상황에서의 선택을 공개적으로 설명하기
: 안전을 위해 리더가 무엇을 포기했는지 말로 드러낼수록 판단 기준은 예측 가능해집니다.
예외적인 결정이 필요할 때는 이유를 숨기지 않기
: 설명이 없는 예외는 기준을 흔들고, 기준이 흔들리면 신뢰가 무너집니다.
어떤 질문이 체감되는 안전리더십을 만들까?
SIF 예방을 다룬 글로벌 안전 기관 DEKRA의 분석 보고서는 리더의 현장 가시성을 중대재해 예방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명확히 지적합니다. 하지만 현장 가시성은 단순히 현장에 자주 나타나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구성원이 그 리더십을 어떻게 느끼느냐입니다. 리더가 나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제로 느껴질 때 이를 Felt Leadership, 즉 체감되는 리더십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리더십은 어떤 경로를 통해 현장의 피부에 닿을까요? 가장 강력하고도 직접적인 경로는 바로 리더의 질문입니다. 리더가 현장에서 던지는 질문의 내용과 방식은 리더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리고 구성원을 통제의 대상 혹은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지 결정짓는 가장 선명한 신호가 됩니다.
1. ‘판단’의 질문에서 ‘호기심’의 질문으로 전환하기
“왜 규정대로 안 했습니까?” 혹은 “왜 아직 이 작업이 안 끝났죠?”와 같은 질문은 상대방을 위축시키고 방어적으로 만듭니다. 진정한 Felt Leadership을 실천하는 리더는 판단 대신 호기심을 담아 질문합니다.
⚠️ 판단 : "안전 고리 왜 안 걸었어? 수칙 몰라?"
✅ 호기심 : "안전 고리를 걸고 작업하기에 지금 작업 환경이 얼마나 불편한가요? 어떤 점이 개선되면 고리를 거는 게 더 당연해질까요?"
질문의 초점을 잘못이 아닌 환경과 시스템으로 옮기는 순간, 현장 작업자는 리더를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이 아닌, 나의 안전을 위해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조력자로 느끼기 시작합니다.
2. ‘막연한 안부’가 아닌 ‘전조(precursor)’에 집중하기
리더가 현장에서 “다들 안전하지?”라며 던지는 막연한 질문은 실질적인 SIF 예방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SIF를 유발하는 치명적인 위험은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효과적인 Felt Leadership을 위해서는 질문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날카로워야 합니다.
“오늘 작업 중에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만약 오늘 실수가 생기면, 우리 시스템 중 어떤 것이 당신의 생명을 끝까지 지켜줄 수 있을까요?”
이러한 질문들이 다소 어색하고 어렵다면, 우리 조직의 안전 리더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가벼운 버전의 질문들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구성원은 질문을 통해 리더가 중대재해 예방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생명과 직결된 핵심 요인에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를 받게 됩니다.
3. 질문의 완성은 ‘경청’과 ‘결정’에 있다
질문의 방식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답변을 대하는 리더의 태도와 결정입니다. 어렵게 꺼낸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리더가 “예산이 없어서 안 돼”라거나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며 넘겨버린다면, 그동안 쌓아온 신뢰의 신호는 단숨에 끊어집니다.
질문을 통해 위험 신호를 포착했다면, 리더는 그 자리에서 작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 문제는 내가 이번 주 안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확답이나, 즉각적인 현장 조치는 리더십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합니다. 리더의 질문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목격할 때, 구성원들은 비로소 리더의 진정성을 ‘체감(Felt)’하게 됩니다.
리더의 꾸준하고 일관된 신호가 SIF를 예방한다
이번 글의 핵심은 거대하고 완벽한 안전 시스템만 SIF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리더가 보낸 신호에 구성원들이 용기 내어 건넨 ‘진짜 위험에 대한 정보’입니다. 리더가 현장에서 보여주는 작은 경청과 호기심 어린 질문은 현장 전체로 번져나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던 치명적인 위험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힘이 있습니다.
리더의 한마디, 한 번의 반응은 지금 이 순간에도 조직 전체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신호를 보내셨나요?
그리고 현장은 위험에 관해 무엇을 말했나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리더들에게 안전은 늘 중요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어떤 말과 어떤 반응이 올바른 신호가 되는지에 관해서는 배울 기회가 잘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대재해 예방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조직일수록, 현장의 안전리더에게도 스스로의 리더십을 돌아보고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위험을 말하게 만드는 질문, 신뢰를 쌓는 반응, 압박 상황에서도 기준을 잃지 않는 판단은 현장에서 부딪히며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자질이 아니라 반복적인 연습과 점검을 필요로 하는 역량이기 때문입니다.
안전리더들에게 배우고 점검하며 성장할 기회가 주어질 때, 이들의 말과 질문은 현장의 안전 수준을 바꾸는 실제 힘이 됩니다.
[SAFER Coach 세인이와 함께 생각해 보기]
우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위험을 인지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문제 해결일까요, 아니면 그 말을 했을 때의 결과일까요?
일정이나 생산 압박이 커졌을 때, 리더의 말과 행동은 평소와 어떻게 달라지나요?
최근 현장에서 올라온 위험 관련 이야기 중, 실제 조치까지 이어진 사례는 무엇인가요?
현장 구성원들은 관리자가 현장에 나타났을 때 어떤 질문을 받기를 예상하고 있을까요?
우리 조직에서 위험을 먼저 말한 사람은 어떤 평가를 받아왔나요?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나 불안은 어떤 경로를 통해 관리자에게 전달되고 있나요?
우리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쉽게 넘어가고 있는 위험한 상태나 작업 관행은 무엇인가요?
현장에서의 나의 반응 중, 의도와 다르게 현장을 침묵하게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행동은 무엇인가요?
만약 현장의 모든 구성원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솔직하게 위험을 말하기 시작하려면, 우리 조직의 안전관리 방식 중 무엇부터 달라져야 할까요?
참고문헌 펼쳐보기
권혁면, 이성규. (2020).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SIF(Serious Injury and Fatality) 관리 모델에 관한 연구. 한국안전학회지.
안관영. (2018). 안전리더십이 안전행동에 미치는 영향: 심리적 안전감과 안전동기를 매개로. 경영컨설팅연구.
장동식, 정영민. (2021). 경영층의 안전리더십과 현장 가시성이 근로자의 안전의식에 미치는 영향 분석. 대한산업안전협회 안전기술.
Campbell Institute, The. (2018). Serious injury and fatality prevention: Perspectives and practices. National Safety Council.
DEKRA. (2019). Leading indicators for SIF: A white paper on serious injury and fatality prevention. DEKRA Insight.
Du, X. (2024). Leadership's ripple effect: How trust shapes psychological safety.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Edmondson, A. C. (1999).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Krause, T. R., & Bell, K. J. (2015). 7 insights into safety leadership: Essential concepts for the safety leader. The Quality Safety Edge.
Zohar, D. (2010). Thirty years of safety climate research: Reflections and future directions. Accident Analysis & Preven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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