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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0건이 정말 안전을 의미할까? : 리더를 속이는 안전 데이터의 함정

  • 작성자 사진: sam400049
    sam400049
  • 14분 전
  • 6분 분량

✒️이 글은 사고 0건과 완벽한 안전 데이터가 반드시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출발해, 고신뢰 조직(HRO)의 관점으로 운영 민감성이 어떻게 리더의 핵심 안전 역량이 되는지를 설명합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안전 지표는 좋은데, 현장은 어딘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분

  • 사고 0건·무재해 기록이 정말 안전을 의미하는지 고민해본 분

  • 안전을 점검과 보고서가 아니라 조직의 일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싶은 분



이런 성과, 여러분이라면 어떤 표정을 짓게 하나요?


📋 이상 없음'으로 가득찬 안전 점검표

📋 100%에 육박하는 KPI 달성률

📋 1년 내 사고 0건


아마도 대부분의 리더라면 흐뭇한 얼굴로 결재란에 사인할만한 보고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바로 그 순간이 여러분의 사업장이 가장 위험한 때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항공우주, 원자력, 항공모함 운용처럼 단 한 번의 실수가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이런 조직들은 '고신뢰 조직(High Reliability Organizations, HRO)'이라 불리는데, 이들에게는 독특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매끄러운 데이터를 결코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데이터가 너무 완벽할 때 리더는 "현장의 진실이 가려지고 있다"며 긴장합니다.


💡HRO(High Reliability Organizations) : 항공우주, 원자력 발전, 항공모함 운용과 같이 복잡성이 높고 위험한 운영 환경에서도 장기간 사고 없이 일관되게 안전한 성과를 유지하며 고도의 신뢰성을 확보한 조직 (Weick & Sutcliffe, 2007)

문서상의 가짜 안전을 걷어내고 진짜 안전 성과를 이끄는 리더의 역량은 무엇일까요? 먼저 완벽해 보이는 데이터가 왜 가장 위험한 신호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안전 데이터

‘이상 없음’으로 가득 찬 안전 점검표, 왜 더 위험할까?


고신뢰 조직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사고가 나지 않는 조직의 리더들이 가진 독특한 강박에 주목했습니다. 그들은 데이터가 보고하는 '정상'을 의심합니다.


"사고 데이터가 0건이니 우리 현장은 안전하다"고 믿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신뢰 조직의 리더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최근 현장 보고가 너무 조용하다. 사소한 이상 징후가 위로 보고되지 않고 현장에서 묻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들은 완벽한 숫자 뒤에 숨겨진 현장의 침묵을 읽어냅니다.


2001년 덴마크에서 극적인 사례가 있었습니다. 항공 안전 보고 건수가 연간 15건에 불과했을 때, 시스템은 '안전'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덴마크 의회는 이 조용함이 불안했습니다. 그해 5월, 보고자에게 완전한 면책과 기밀 보장을 제공하는 법을 통과시키자 보고 건수가 900건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묻혀 있던 문제들이 비로소 수면 위로 올라온 것입니다. 연간 15건이라는 숫자는 안전의 증거가 아니라 침묵의 증거였습니다.


진짜 리더의 역량은 여기서 드러납니다. 데이터 시트의 '숫자' 뒤에 가려진 현장의 실재를 포착하는 것입니다. 보고서가 깨끗할수록 리더는 현장으로 내려가 데이터와 실제 사이의 괴리를 찾아내야 합니다. 완벽해 보이는 수치야말로 가장 위험한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영 민감성: 숫자보다 현장의 작동을 읽는 리더십


고신뢰 조직 이론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운영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 to Operations)'입니다. 리더가 엑셀 시트에 정리된 통계치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아있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운영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 to Operations) : 시스템의 현재 상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상태로, 리더와 구성원이 데이터 너머의 미세한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포착하여 잠재적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역량 (Weick & Sutcliffe, 2007)

보고서에는 "이상 없음"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현장 작업자들이 평소보다 조금 더 서두르고 있다거나, 특정 장비의 소음 패턴이 미묘하게 달라졌다거나, 작업 순서를 임의로 바꿔서 진행하는 일이 잦아졌다면 어떨까요? 이런 작은 변화들은 숫자로 포착되지 않지만, 시스템이 '정상'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운영 민감성이 높은 리더는 바로 이런 미세한 징후들을 놓치지 않습니다.


물론 리더가 현장의 모든 움직임을 24시간 직접 관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한 것이 데이터의 '질'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받아보는 보고서, 점검표, KPI 수치들이 과연 현장의 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아니면 리더를 안심시키기 위해 다듬어진 '보기 좋은 거짓'은 아닌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조직의 데이터가 리더를 속이고 있지는 않은지, 아래 체크리스트로 진단해 보세요.


[자가진단] 우리 조직의 안전 데이터는 현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을까?


✔️ 너무 조용한 현장: 최근 한 달간 현장에서 올라온 '아차사고'나 '부적합 보고'가 거의 없다

✔️ 결과만 보는 지표: 안전 지표가 '사고율'처럼 이미 일어난 결과만 측정하고, '안전 조치 이행률'이나 '현장 개선 제안수'처럼 문제를 미리 포착하는 지표는 빠져 있다

✔️ 보고가 두려운 분위기: 현장 직원이 사소한 실수나 설비 결함을 보고하면, 질책부터 받는다

✔️ 엇갈리는 신호: 안전 지표는 좋아 보이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안전 절차보다 일정 압박이 우선시된다

✔️ 개선 없는 분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은 하지만, 그 결과가 실제 현장 개선으로 이어진 적이 드물다


체크 항목이 많을수록 여러분의 조직은 '보고서 속 안전'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벽해 보이는 보고서 뒤에서 현장의 진짜 신호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고신뢰 조직의 리더들은 이런 상황을 가장 경계합니다. 그들은 "보고가 없다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보고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현장이 조용할수록, 데이터가 깨끗할수록, 리더는 더 긴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체크리스트에서 발견한 허점들을 메우려면, 우선 우리가 무엇을 측정하고 있는지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추적해온 지표들이 과연 현장의 실제 안전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운영 민감성을 높이는 첫걸음은 바로 '올바른 지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안전 데이터

결과가 아닌 '과정'을 측정하는 안전 지표를 설정하기


대부분의 조직이 추적하는 안전 지표는 '사고 발생 건수', '재해율', '무재해 일수'처럼 이미 일어난 결과를 측정합니다. 하지만 고신뢰 조직은 다르게 접근합니다. 사고가 나기 전에 시스템의 건강도를 알려주는 '선행 지표'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에는 어떤 선행 지표가 있나요? 예를 들어 이런 지표들을 추적해볼 수 있습니다.


  • 아차사고 및 이상 징후 보고 건수: 많을수록 좋습니다. 현장이 작은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 안전 교육 참여도와 현장 적용도 : 교육장에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 내용을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 안전 제안 건수와 실행률: 안전에 대한 제안 자체로도 중요한 지표이지만, 안전 제안만 받고 방치한다면 다음부터는 아무도 제안하지 않게 됩니다.

  • 안전 관찰 결과: 실제 작업 현장에서 안전 절차가 자연스럽게 지켜지는지 확인합니다.


완벽한 측정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위험한 이유


여기서 많은 리더들이 막힙니다. "좋은 건 알겠는데, 그걸 어떻게 측정하죠?"


과정 지표는 결과 지표보다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신뢰 조직은 이 모순을 영리하게 해결합니다. 완벽한 측정 대신 '충분히 유용한 감지'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차사고 데이터를 정확하게 수집하기 위해 정교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6개월, 1년을 허비할 필요 없습니다. TBM이나 안전 회의의 마지막 5분을 "이번 주 아차했던 순간"을 나누는 시간으로 정하고, 누군가 간단히 메모하게 하면 됩니다. 한 달 치 메모를 모아보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패턴이 보입니다.


안전 관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리더나 안전 담당자가 현장을 돌며 체크리스트 몇 가지 항목(보호구 착용, 안전 절차 준수, 보행로 준수 등)을 확인하고 간단히 기록하면 됩니다. "A공정 5명 중 4명 절차 준수", "B공정에서 안전 표지 미비 2건" 정도의 메모만 누적해도 어느 현장이 일관되게 잘 지켜지고, 어느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나타나는지 보입니다. 통계적 완벽함이 아니라 '시스템이 살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정밀한 숫자를 얻으려다 아무것도 측정하지 못하느니, 대략적이지만 의미 있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감지하는 편이 낫습니다. 고신뢰 조직의 리더는 "이번 달 안전모 미착용이 정확히 몇 건이었나"보다 "절차 준수율이 나아지고 있나, 악화되고 있나", "어느 공정에서 어떤 문제가 반복되나"를 압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완벽한 데이터가 모일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불완전하지만 살아있는 신호를 포착하는 것, 그것이 운영 민감성의 시작입니다.


진짜 성과를 이끄는 안전 리더의 역량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문서상의 가짜 안전을 걷어내고 진짜 안전 성과를 이끄는 리더의 역량은 무엇일까요?


✅ 완벽한 데이터 뒤에 무엇이 가려져 있는지 관심을 갖는 것

✅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을 보는 지표로 우리 조직의 안전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것

✅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안전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선택하는 것


고신뢰 조직은 데이터를 더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제대로 읽어내는 리더십에서 시작됩니다. 그것이 운영 민감성이고, 진짜 안전 성과를 만드는 리더십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사고 건수, 아차사고, 안전 제안처럼 이미 현장에서 나오고 있는 신호들을 놓치지 않고 한 흐름으로 바라보는 것, 그것이 운영 민감성의 출발점입니다. 리더가 매달 “사고는 없었나?”가 아니라 “이번 달엔 어떤 신호가 늘었고, 무엇이 반복되고 있나?”를 묻기 시작하면 조직의 대화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일부 조직들은 세이플린 같은 IT 솔루션을 활용해 각종 보고서로 흩어져있던 안전 지표들을 한 곳에 모아서 관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도구는 리더가 데이터를 ‘평가용 숫자’가 아닌 ‘질문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안전 데이터 관리가 막막하다면, 우리 조직에 적합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SAFER Coach 세인이와 함께 생각해 보기]


  • 보고서가 유난히 깨끗할 때, 나는 현장을 더 들여다보는 편인가요, 아니면 안심하는 편인가요?

  • 최근 현장에서 올라온 아차사고나 안전 제안은 무엇이었고, 그 신호를 나는 어떻게 해석했나요?

  • 우리 현장의 안전 데이터는 실제 작업 과정의 어떤 부분을 보여주고 있고,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나요?

  • 지금 우리가 관리하고 있는 안전 지표들은 사고 이후의 결과에 더 가까운가요, 아니면 사고 이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나요?

  • 현장 작업자들은 문제를 보고했을 때 어떤 반응을 기대/예상하고 있을까요?

  • 일정·성과 압박과 안전 사이에서, 현장에서는 실제로 어떤 선택이 더 자주 일어나고 있나요?

  • 최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작은 불편이나 우회 행동은 무엇이고,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 나는 안전 데이터를 평가와 통제의 도구로 쓰고 있나요, 아니면 질문과 학습의 출발점으로 쓰고 있나요?

  • 지금의 안전 보고 방식은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끌어내고 있나요, 아니면 조용하게 만들고 있나요?

  • 만약 오늘 현장의 ‘사소한 신호’ 하나만 더 알고 갈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가장 듣고 싶나요?



[참고문헌]

  • 강경희, 이기학. (2022). 고신뢰조직(HRO) 특성이 조직침묵과 안전행동에 미치는 영향: 원자력 발전소 종사자를 중심으로. 한국심리학회지: 산업 및 조직, 35(4), 58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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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호, 정지범. (2020). 고신뢰조직(HRO) 관점에서의 재난관리 역량 강화 방안: 소방 조직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행정연구, 29(3), 115-143.

  • Alruqi, W. M., Hallowell, M. R., & Techera, U. (2019). Safety leading indicators: Construction of a model to predict the severity of localized safety outcomes. Safety Science, 118, 139-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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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kka, C. (2011). High reliability organisations: A review of the literature. Health and Safety Executive (HSE).

  • Nævestad, T. O., Antonsen, S., & Bye, R. J. (2022). Safety culture and high reliability organizations: A review. Safety Science, 150, 105691.

  • Rollenhagen, C. (2021). Safety culture and the myth of the 'perfect' indicator. Reliability Engineering & System Safety, 215, 107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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